AI회계재무경리

회계·재무 담당자를 위한 AI 시대 생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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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재무 담당자를 위한 AI 시대 생존 가이드

"회계는 AI가 가장 먼저 대체할 직종이다." 이런 말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숫자를 다루고, 반복적인 작업이 많고, 규칙이 명확한 업무. AI가 가장 잘하는 영역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은 조금 다르다. AI가 회계·재무 업무 전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다.

AI가 바꾸는 회계·재무 업무

AI와 자동화 기술이 회계·재무 분야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현실이다.

자동화되고 있는 영역

전표 입력과 데이터 처리가 가장 먼저 변하고 있다. OCR 기술이 발전하면서 영수증,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를 스캔하면 자동으로 전표가 생성된다. 수기로 입력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업무량이 80% 이상 줄었다는 보고도 있다.

은행 거래 대사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통장 내역과 장부를 일일이 맞춰봐야 했지만, 이제는 API 연동으로 실시간 자동 대사가 가능하다.

정형화된 보고서 작성 역시 AI의 영역이 됐다. 월별 매출 보고서, 비용 분석표, 예산 대비 실적 같은 정기 보고서는 몇 번의 클릭으로 생성된다.

변화의 속도

대기업은 이미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도입해 단순 반복 업무를 상당 부분 자동화했다. 중소기업도 클라우드 회계 소프트웨어를 통해 점차 따라가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나중에 올 변화"였던 것들이 지금은 "안 하면 뒤처지는" 상황이 됐다.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

숫자를 다루는 일이라고 해서 전부 같은 건 아니다. AI가 쉽게 넘보지 못하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판단이 필요한 회계 처리

회계 기준의 적용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이 거래를 매출로 인식할 것인가, 선수금으로 처리할 것인가?" "리스 계약을 금융리스로 볼 것인가, 운용리스로 볼 것인가?" 이런 판단에는 거래의 실질, 계약 조건, 회사의 의도 등 맥락 이해가 필수다. AI는 패턴을 학습할 수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거래나 모호한 상황에서의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세무 전략과 절세 설계

세법은 해석의 여지가 있고, 매년 개정된다. 합법적인 절세와 위험한 탈세의 경계를 판단하는 것, 회사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세무 전략을 설계하는 것은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AI가 세법 조항을 검색해줄 수는 있지만, 전략적 의사결정은 전문가의 영역이다.

경영진과의 소통

CFO나 재무담당 임원의 핵심 역할은 숫자를 경영 언어로 번역하는 것이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이 왜 줄었는가?" "투자를 계속해야 하는가, 멈춰야 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은 숫자만으로는 나오지 않는다. 사업에 대한 이해, 시장 상황 파악, 조직 내 정치적 역학까지 고려해야 한다.

감사와 내부통제

외부 감사인과의 협의, 내부통제 시스템 설계, 부정 탐지 등은 AI 보조를 받더라도 최종 판단과 책임은 사람에게 있다. 특히 예외 상황이나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 대응은 경험과 직관이 중요하다.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화

AI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회계·재무 담당자가 당장 써볼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데이터 분석 자동화

엑셀에서 VLOOKUP과 피벗 테이블로 몇 시간씩 작업하던 분석을 ChatGPT나 Python 스크립트로 몇 분 만에 끝낼 수 있다. 코딩을 몰라도 된다. "이 매출 데이터에서 월별 추이와 상위 10개 거래처를 분석해줘"라고 요청하면 분석 코드와 결과를 받을 수 있다.

보고서 초안 작성

정기 보고서의 서술 부분을 AI에게 맡겨보자. 숫자 데이터를 입력하고 "전월 대비 변동 사항 위주로 경영진 보고용 코멘트 작성해줘"라고 하면 초안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검토와 수정은 필수다.

복잡한 회계 기준 해석

새로운 회계 기준이나 복잡한 거래 처리 방법을 AI에게 물어볼 수 있다. 공식 기준서를 찾아 읽는 시간을 줄이고, 핵심 내용을 빠르게 파악한 후 전문가와 상의하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효율적이다.

세무 일정과 체크리스트 관리

신고 기한, 제출 서류, 준비 사항 등을 AI 어시스턴트에 정리해두면 누락 없이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여러 법인을 관리하거나 해외 세무까지 담당하는 경우 유용하다.

실천 가이드

AI 시대에 회계·재무 담당자가 가치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이다.

1. AI 도구 하나를 업무에 적용해보라

ChatGPT, Claude, Copilot 중 하나를 선택해 이번 주 업무에 써보자. 분석 요청, 보고서 초안 작성, 회계 기준 검색 등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완벽하게 쓸 필요 없다. 익숙해지는 것이 먼저다.

2. 판단력을 키우는 업무에 집중하라

단순 입력이나 대사 작업은 자동화하고, 절약된 시간을 분석과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 투자하라. "이 숫자가 왜 이렇게 나왔는가?" "회사에 어떤 의미인가?"를 고민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3. 사업 이해도를 높여라

재무제표만 보지 말고 현장을 이해하라. 영업팀이 왜 그런 조건으로 계약했는지, 생산팀이 왜 그 시점에 설비투자를 원하는지 파악하면 숫자에 스토리가 붙는다. 숫자를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살아남는다.

4.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개발하라

복잡한 재무 정보를 비전문가에게 쉽게 설명하는 연습을 하라. 경영진이나 타 부서와 소통하는 능력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 프레젠테이션 스킬, 글쓰기 능력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5. 변화를 모니터링하라

회계 소프트웨어의 AI 기능 업데이트, 새로운 자동화 도구, 관련 규정 변화를 지속적으로 팔로우하라. 변화를 먼저 파악하고 적응하는 사람이 뒤처지지 않는다.

마무리

AI가 회계·재무 직무를 없애는 것이 아니다. 단순 반복 업무를 줄이고, 더 높은 수준의 판단과 분석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직무가 진화하고 있다. 이 변화에서 살아남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AI를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 그리고 AI가 하지 못하는 판단과 소통 능력.

불안해할 시간에 하나라도 시작하자. 오늘 ChatGPT에 "우리 회사 지난 분기 매출 데이터 분석해줘"라고 입력해보는 것이 첫걸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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