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영어 못해도 글로벌 경쟁력 갖추는 법
영어 못하면 끝이라는 착각
"글로벌 진출? 영어부터 해야지."
이 말을 들으면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해외 클라이언트와 일하려면 영어가 필수라고, 영어 실력이 곧 경쟁력이라고 믿어왔다. 실제로 그랬다. 불과 3~4년 전까지만 해도 영어를 못하면 해외 프리랜서 플랫폼에 프로필 하나 올리기 어려웠고, 외국 바이어에게 이메일 한 통 보내는 것도 부담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AI가 언어 장벽을 사실상 무너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AI가 바꿔놓은 언어의 현실
솔직히 말하자. 과거의 기계 번역은 쓸 수 없는 수준이었다. 구글 번역기에 한국어를 넣으면 어색한 영어가 나왔고, 그걸 그대로 보내면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2024년 이후 상황은 근본적으로 바뀌었다.
- DeepL: 한국어-영어 번역 품질이 원어민 수준에 근접했다. 비즈니스 이메일, 계약서, 제안서 번역에 실무적으로 충분하다.
- ChatGPT / Claude: 단순 번역을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톤을 조절하고, 문화적 뉘앙스까지 반영한 글을 작성해준다. "정중하지만 단호한 톤으로 클레임 이메일을 써줘"라고 하면 진짜로 그런 이메일이 나온다.
- 실시간 통역 앱: 화상 회의에서 실시간으로 자막을 달아주는 도구들이 이미 상용화됐다. Microsoft Teams의 실시간 번역 자막, Google Meet의 번역 캡션 기능이 대표적이다.
핵심은 이것이다. AI 언어 도구는 더 이상 "보조 수단"이 아니라 실무 도구가 됐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AI를 쓰면 더 빨라지고,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AI를 쓰면 할 수 있게 된다.
AI 언어 도구, 이렇게 활용하라
막연히 "번역기 쓰면 되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도구를 제대로 쓰려면 방법을 알아야 한다.
1. 비즈니스 이메일과 문서 작성
ChatGPT나 Claude에게 한국어로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설명한 뒤, 영어 비즈니스 이메일로 변환해달라고 요청한다. 이때 핵심은 맥락을 충분히 제공하는 것이다.
나쁜 예시: "이 문장 영어로 번역해줘" 좋은 예시: "해외 거래처에 납기 지연을 알리는 이메일을 써줘. 사과하되 대안을 함께 제시하는 톤으로. 상대는 미국 스타트업 CEO야."
이렇게 하면 단순 번역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영어 커뮤니케이션이 완성된다.
2. 해외 플랫폼 프로필과 포트폴리오
Upwork, Fiverr, LinkedIn 같은 글로벌 플랫폼에 프로필을 올릴 때, AI를 활용하면 전문적인 영어 프로필을 만들 수 있다. 자신의 경력과 강점을 한국어로 정리한 뒤 AI에게 해당 플랫폼에 맞는 형식으로 변환해달라고 하면 된다.
3. 화상 미팅과 실시간 소통
실시간 대화가 가장 부담스러운 영역이다. 하지만 여기도 해결책이 있다.
- 미팅 전에 AI로 예상 질문과 답변을 영어로 준비한다
- 미팅 중에는 실시간 번역 자막 기능을 켜둔다
- 복잡한 내용은 채팅창에 한국어로 입력하고 AI가 번역한 영어를 붙여넣는다
- 미팅 후에는 녹음 파일을 AI로 요약하고 후속 이메일을 작성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의사소통이 되면 충분하다.
영어 없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구체적 방법
AI 도구를 활용하면 다음과 같은 경로로 글로벌 시장에 접근할 수 있다.
디지털 제품 판매: Gumroad, Etsy 같은 플랫폼에서 디자인 템플릿, 노션 템플릿, 디지털 아트를 판매한다. 상품 설명과 고객 응대를 AI가 처리해준다.
프리랜서 서비스: 개발, 디자인, 영상 편집 같은 기술 기반 서비스는 결과물이 말해준다. 언어는 AI가 중간에서 다리를 놔준다.
콘텐츠 크리에이터: 유튜브 영상에 AI 자막과 더빙을 넣으면 한국어 콘텐츠를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다. 실제로 이 방법으로 해외 구독자를 늘린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적지 않다.
소규모 수출: 해외 바이어와의 커뮤니케이션을 AI가 처리해주면, 한국의 독특한 상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알리바바, 아마존 셀러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미 이 방법을 쓰고 있다.
그래도 기본적인 영어가 필요한 이유
여기서 중요한 현실 체크를 하나 하자. AI가 아무리 뛰어나도 영어를 아예 모르면 한계가 있다.
첫째, AI가 번역한 결과물이 맞는지 기본적인 확인은 할 수 있어야 한다. 숫자, 날짜, 고유명사 같은 핵심 정보가 정확한지 정도는 체크해야 한다.
둘째, 긴급한 상황에서 AI를 꺼낼 시간이 없을 수 있다. 간단한 인사, 감사 표현, 기본적인 비즈니스 용어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다.
셋째, AI를 더 잘 활용하려면 영어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이 번역이 너무 격식체인데 좀 더 캐주얼하게 바꿔줘" 같은 피드백을 주려면 최소한의 감각은 필요하다.
결론은 이렇다. 완벽한 영어는 필요 없지만, 기초 영어 + AI 활용 능력의 조합이 가장 강력하다.
실천 가이드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5가지 단계다.
1단계: AI 번역 도구 익히기 (이번 주) DeepL 무료 버전을 설치하고, ChatGPT에게 이메일 번역을 시켜본다. 같은 내용을 두 도구에 넣어보고 결과를 비교한다.
2단계: 영어 프로필 하나 만들기 (이번 달) LinkedIn이든 Upwork이든, 글로벌 플랫폼 하나에 AI의 도움을 받아 영어 프로필을 만든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일단 올린다.
3단계: 해외 커뮤니티 참여하기 (1개월 이내) Reddit, Discord, Slack 등 관심 분야의 글로벌 커뮤니티에 가입한다. AI로 번역하면서 댓글을 달고, 질문을 올린다. 소통 자체가 연습이다.
4단계: 작은 프로젝트 시도하기 (3개월 이내) 해외 클라이언트와 소규모 프로젝트를 하나 진행해본다. 금액이 작아도 괜찮다. 경험이 쌓이면 자신감이 생긴다.
5단계: 기초 영어 꾸준히 쌓기 (지속)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다. 비즈니스 영어 표현 하나씩 외우고, AI가 번역한 결과를 읽어보면서 감각을 키운다. AI에 의존하되, 완전히 맡기지는 않는다.
마무리
영어 실력이 글로벌 경쟁력의 전부이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물론 영어를 잘하면 여전히 유리하다. 하지만 영어를 못한다고 글로벌 무대에 아예 서지 못하는 시대는 아니다.
AI는 도구다. 그리고 도구는 쓰는 사람의 것이다. 영어를 못해도 AI를 잘 쓰는 사람이, 영어는 잘하지만 AI를 안 쓰는 사람보다 더 빠르게 글로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
지금 가진 실력에 AI를 더하라. 언어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 도구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