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
AI 시대, 나를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
AI가 모든 것을 해주는 시대다. 글도 써주고, 코드도 짜주고, 분석도 해준다. 그런데 한 가지 해주지 못하는 게 있다. 바로 당신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것이다. 자기 객관화. 이것이 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된 이유를 이야기한다.
왜 지금 자기 객관화인가
AI 도구가 넘쳐난다. ChatGPT, Claude, Midjourney, 각종 자동화 도구들. 이것들을 잘 쓰면 생산성이 올라간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전제가 있다. 무엇에 이 도구들을 써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강점이 뭔지, 약점이 뭔지, 어떤 일에 동기부여가 되는지 모르는 사람은 AI 도구를 써도 방향이 없다. 그냥 이것저것 시도하다 지친다. 반대로 자기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AI를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정확히 활용한다.
AI 시대의 역설이 여기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기 자신을 아는 것이 더 중요해진다. 도구가 많아질수록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능력이 핵심이 된다. 그 결정의 출발점은 자기 이해다.
자기 객관화가 어려운 이유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리는 자신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다. 약점을 직시하면 불편하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회피한다. "나는 꼼꼼한 편이야"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마감을 자주 놓친다. 이런 괴리를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둘째, 비교 대상이 편향되어 있다. 자신보다 못한 사람과 비교하면 안심하고, 잘난 사람과 비교하면 주눅 든다. 객관적 기준 없이 기분에 따라 자기 평가가 오락가락한다.
셋째,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적다. 주변 사람들은 솔직한 말을 잘 안 한다. 직장에서 상사가 "당신 프레젠테이션 별로야"라고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니 자신의 실력을 착각하기 쉽다.
자기 객관화의 세 가지 영역
자기를 안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아는 것인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역량의 객관화
내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다. 혼자서 "나 글 좀 쓴다"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글로 돈을 벌 수 있는 수준은 다르다.
역량을 객관화하려면 외부 검증이 필요하다. 대회에 나가보거나, 실제로 시장에서 팔아보거나, 전문가에게 평가받아 보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이런 검증이 더 쉬워졌다. 당신이 쓴 글을 AI에게 비평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AI 평가가 절대적이진 않지만, 맹점을 발견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2. 성향의 객관화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잘 작동하는지 아는 것이다. 혼자 일하는 게 좋은지, 팀으로 움직이는 게 좋은지. 루틴하게 일하는 걸 선호하는지, 매번 새로운 문제를 푸는 걸 좋아하는지. 마감 압박이 있어야 움직이는지, 여유가 있어야 창의력이 나오는지.
성향은 바꾸기 어렵다. 내향적인 사람이 억지로 외향적이 되려고 하면 에너지만 소모된다. 자기 성향을 알고 그에 맞는 환경을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3. 가치관의 객관화
무엇에 의미를 느끼는지 아는 것이다. 돈이 중요한지, 인정이 중요한지, 성장이 중요한지, 안정이 중요한지. 사람마다 다르다. 문제는 자신의 진짜 가치관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해"라고 말하면서 정작 야근 제안을 거절하지 못한다면, 그건 진짜 가치관이 아니라 희망사항일 뿐이다. 실제 행동을 보면 진짜 가치관이 드러난다.
자기 객관화를 위한 방법들
데이터로 자신을 보기
감으로 자신을 평가하지 말고 기록하라. 일주일 동안 무엇에 시간을 썼는지 기록해보면 놀랄 것이다. "나는 자기계발에 관심이 많아"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유튜브 보는 데 시간을 더 많이 쓰고 있을 수 있다.
업무 성과도 기록하라. 어떤 일을 했을 때 결과가 좋았고, 어떤 일은 별로였는지.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데이터는 자기기만을 막아준다.
피드백 적극적으로 구하기
주변에 솔직한 피드백을 부탁하라. 단, 구체적으로 물어야 한다. "내가 어때?"라고 물으면 "좋아"라는 답만 돌아온다. "지난 프로젝트에서 내가 부족했던 부분이 뭐야?"라고 물어야 실질적인 답을 얻을 수 있다.
익명 피드백 도구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회사에서 360도 피드백 기회가 있다면 진지하게 받아들여라. 불편한 이야기일수록 가치 있다.
낯선 환경에 자신을 노출하기
익숙한 환경에서는 자신의 한계를 모른다. 새로운 도전을 해야 자기 역량의 범위가 보인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다른 분야 사람들과 일해보거나, 해외에서 일해보는 경험이 자기 객관화에 도움이 된다.
AI 시대에는 온라인으로 다양한 커뮤니티에 참여할 수 있다. 자신의 결과물을 공개하고 낯선 사람들의 평가를 받아보라. 칭찬만 해주는 친구들과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다.
AI를 거울로 활용하기
ChatGPT나 Claude에게 자신의 이력서, 포트폴리오, 글 등을 평가해달라고 해보라. 물론 AI가 완벽한 평가자는 아니다. 하지만 제3자의 시선을 시뮬레이션하는 데는 유용하다.
"내 이력서를 보고 이 사람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해줘"라고 프롬프트를 던지면 생각지 못한 관점을 얻을 수 있다. 다만 AI의 평가를 맹신하지 말고, 여러 도구와 사람의 피드백을 종합해서 판단하라.
실천 가이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자기 객관화 방법 다섯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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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시간 기록하기: 하루에 세 번, 지난 몇 시간을 어디에 썼는지 기록한다. 일주일 후 데이터를 보면 자신의 실제 우선순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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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할 수 있는 3명에게 피드백 요청하기: "내가 가장 잘하는 것과 가장 못하는 게 뭐라고 생각해?"라고 물어보라. 세 사람의 답에서 공통점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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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성과 목록 작성하기: 크든 작든 성취한 것들을 나열하고, 각각 왜 성공했는지 분석하라. 자신의 강점 패턴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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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하나 정하기: 익숙한 영역 밖의 일을 하나 시도해보라. 실패해도 좋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와 가능성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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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게 자기 프로필 분석 요청하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AI에게 주고 강점, 약점, 개선점을 분석해달라고 하라. 다른 시각을 얻을 수 있다.
마무리
AI 시대에 살아남는 사람은 AI를 잘 쓰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다. 자기를 알아야 AI를 어디에 쓸지, 무엇을 보완할지, 어떤 방향으로 갈지 결정할 수 있다.
자기 객관화는 불편한 과정이다. 자신의 약점을 직시해야 하고, 착각을 깨야 한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해야 성장할 수 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당신 대신 자기 이해를 해줄 수는 없다. 그건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