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전문가가 되는 법
AI가 다 아는데 전문가가 필요할까
ChatGPT에게 물으면 뭐든 답이 나온다. 법률, 의료, 마케팅, 프로그래밍. 이제 전문 지식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검색하면 나오던 정보가 이제는 대화하면 나온다. 더 빠르게, 더 친절하게.
그렇다면 전문가는 필요 없을까? 아니다. 오히려 지금이야말로 진짜 전문가가 빛을 발할 때다. AI가 범용 지식을 민주화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진짜 전문성'의 가치가 더 높아졌다.
문제는 전문성의 정의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과거처럼 많이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 시대 전문가는 다른 무언가를 요구받는다.
AI 시대 전문가의 정의
AI 시대 전문가는 무엇이 다른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맥락을 읽는다. AI는 정보를 준다. 하지만 그 정보가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의미인지는 모른다. 전문가는 고객의 사정, 업계의 흐름, 암묵적 제약을 읽고 적절한 답을 내놓는다. 같은 정보라도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전문성이다.
둘째, 판단을 내린다. AI는 옵션을 나열한다. A도 괜찮고 B도 나쁘지 않다는 식이다. 하지만 실무에서는 선택해야 한다. 전문가는 책임지고 '이게 맞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판단의 근거는 경험과 직관, 그리고 실패에서 나온다.
셋째, 실행한다. 아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AI는 계획을 짜주지만 실제로 손발을 움직이는 건 사람이다. 전문가는 이론을 현실로 번역하는 능력이 있다. 프로젝트를 완수하고, 팀을 이끌고, 예상치 못한 문제를 해결한다.
전문성의 새로운 기준
과거에는 "10년 경력"이면 전문가였다. 이제는 그것만으로 부족하다. AI 시대 전문성은 다음 기준으로 평가된다.
업데이트 속도 분야가 빠르게 변한다. 3년 전 지식은 이미 구식이다. 전문가는 계속 배운다. 새로운 도구, 트렌드, 방법론을 습득하고 기존 지식과 통합한다. 멈춘 전문가는 곧 구식 전문가다.
AI 활용 능력 AI를 적으로 보는 전문가는 도태된다. AI를 도구로 쓰는 전문가가 살아남는다. ChatGPT로 초안을 만들고, GitHub Copilot으로 코딩하고, Midjourney로 프로토타입을 만든다. AI를 쓴다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AI를 안 쓰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문제 정의 능력 AI는 답은 잘 주지만 질문은 못 만든다. 전문가는 '진짜 문제가 뭔지' 찾아낸다. 고객이 요청한 것과 진짜 필요한 것은 다를 때가 많다. 표면적 증상 뒤에 숨은 근본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전문가의 역할이다.
커뮤니케이션 아무리 뛰어난 전문가라도 설명을 못 하면 가치가 반감된다. AI 시대에는 전문 지식을 비전문가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 복잡한 개념을 쉽게 풀어내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협업을 이끌어내는 능력 말이다.
AI와 결합한 전문성 키우기
그렇다면 어떻게 AI 시대 전문가가 될 수 있을까? 실천 가능한 방법 네 가지를 제시한다.
1. AI를 업무에 통합하라
AI를 공부하려고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업무에 쓰라. ChatGPT로 회의록을 정리하고, Claude로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Perplexity로 리서치를 하라. 매일 쓰다 보면 어느 순간 AI 없이는 일할 수 없게 된다. 그때가 되면 당신은 이미 'AI 네이티브 전문가'다.
2. 틈새를 파라
모든 분야를 다 잘할 필요는 없다. AI가 커버 못 하는 영역, 아직 데이터가 부족한 영역, 인간 판단이 필수적인 영역을 찾아라. 예를 들어 'AI 윤리 컨설팅', 'AI 도입 조직 변화 관리', 'AI 시대 법률 해석' 같은 것들이다. 기술과 인문학이 만나는 지점이 기회다.
3. 프로젝트로 증명하라
학력이나 자격증보다 포트폴리오가 중요하다. 실제로 뭘 했는지 보여줘라. 깃허브에 코드를 올리고, 블로그에 사례를 공유하고, 오픈소스에 기여하라. AI 시대에는 '증명 가능한 전문성'만이 신뢰를 얻는다.
4.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혼자 아는 것보다 연결되어 있는 것이 더 강하다. 같은 분야 전문가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다른 분야 사람들과 협업하라.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신뢰와 협력은 대체 못 한다. 당신이 누구를 아느냐가 곧 당신의 전문성을 확장한다.
전문가로 인정받는 방법
전문성을 쌓는 것과 인정받는 것은 다르다. 실력이 있어도 티를 내지 않으면 기회가 오지 않는다.
온라인에 흔적을 남겨라. 링크드인, 브런치, 티스토리, 유튜브 어디든 좋다. 당신의 생각과 경험을 기록하라. 한 달에 글 하나, 영상 하나씩만 올려도 1년이면 12개의 콘텐츠가 쌓인다. 그게 당신의 명함이 된다.
발표하라. 사내 세미나, 밋업, 컨퍼런스에서 발표 기회를 찾아라. 20분짜리 발표 한 번이 이력서 열 줄보다 강력하다.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작은 모임부터 시작하라.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가르쳐라.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서 자신도 배운다. 주니어에게 멘토링을 하고, 스터디를 운영하고, 강의를 하라. 가르치는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다음 성장의 발판이 된다.
결과를 말하라. "저는 마케팅 전문가입니다"보다 "저는 AI 광고로 CPA를 40% 낮췄습니다"가 설득력 있다. 추상적인 타이틀보다 구체적인 성과를 어필하라. 숫자, 사례, 전후 비교가 있으면 더 좋다.
실천 가이드
오늘부터 시작할 수 있는 것들:
- 이번 주: ChatGPT 유료 플랜 결제하고 매일 업무에 활용하기
- 이번 달: 내 분야 최신 트렌드 3가지 정리해서 블로그 글 쓰기
- 3개월 후: 작은 프로젝트 하나 완성해서 포트폴리오에 추가하기
- 6개월 후: 사내 또는 외부 세미나에서 발표 한 번 해보기
- 1년 후: 내 이름으로 검색하면 전문성을 증명하는 콘텐츠 10개 이상 나오게 만들기
전문가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매일 한 걸음씩 나아가면, 1년 후에는 지금과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마무리
AI 시대에는 모두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보를 맥락에 맞게 해석하고, 책임지고 판단하고, 실제로 실행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의 몫이다.
전문가의 가치는 사라지지 않았다. 단지 기준이 바뀌었을 뿐이다. AI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구로 삼아라. 그리고 AI가 할 수 없는 것, 맥락 이해, 판단, 실행에 집중하라.
지금 시작하라. 1년 후의 당신은 오늘의 선택에 감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