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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회계사의 변화: 숫자를 넘어서는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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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법인 파트너가 말했다. "요즘 신입들한테 기장 안 가르쳐요. AI가 더 잘하거든요." 20년 경력 세무사도 비슷한 말을 했다. "장부 정리는 프로그램이 다 해요. 우리는 이제 다른 걸 해야죠."

회계와 세무는 정확성이 생명인 분야다. 그래서 AI가 가장 먼저 파고든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건 회계사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AI가 대체하는 회계 업무

현실을 직시하자. 다음 업무들은 이미 AI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다.

기장 및 입력 작업: 영수증 스캔하면 자동으로 계정과목 분류. 수작업 기장은 이제 옛날 얘기다.

세금 계산: 복잡한 세법도 AI가 실시간 반영. 공제 항목 찾기, 절세 방안 계산까지 자동이다.

재무제표 작성: 거래 데이터만 있으면 표준 재무제표는 몇 초 만에 완성된다.

규정 준수 점검: 수천 페이지 회계기준도 AI가 순식간에 검토한다. 놓치는 게 없다.

중소 회계법인에서 신입이 하던 일의 80%가 여기 해당된다. 이제 이 일로는 월급을 정당화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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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못 하는 회계사의 영역

그렇다면 회계사는 뭘 해야 하나? 답은 명확하다. AI가 숫자를 다루는 동안, 우리는 사람을 다뤄야 한다.

전략적 의사결정 지원: 재무제표는 과거 데이터다. 중요한 건 그 숫자가 의미하는 미래다. "이 비율이 왜 나왔을까?" "다음 분기 투자해도 될까?" 경영자가 진짜 궁금한 건 이거다.

복잡한 상황의 판단: 회계처리 방법이 여러 개일 때, 무엇이 회사에 유리한지는 AI가 모른다. 세무조사 대응, M&A 실사, 구조조정처럼 맥락이 중요한 순간에 AI는 참고자료일 뿐이다.

관계 구축: 세무대리는 단순 업무가 아니다. 고객의 사업을 이해하고, 장기적 신뢰를 쌓는 과정이다. AI는 계약서를 작성할 순 있어도, 고객과 밥을 먹을 순 없다.

커뮤니케이션: "재무상태가 안 좋습니다"를 사장님이 이해할 언어로 바꾸는 건 인간만 할 수 있다. 복잡한 세법을 비전공자에게 설명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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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1: 산업 전문가가 되어라

회계는 모든 산업에 필요하다. 그런데 제조업 회계와 IT 스타트업 회계는 완전히 다르다. 이게 기회다.

한 세무사는 뷰티 산업만 10년째 파고 있다. 화장품 제조사의 원가구조, 온라인 판매 채널별 세무처리, 인플루언서 마케팅 비용 처리까지. 이 영역에서는 그가 AI보다 낫다. 고객들이 줄을 선다.

다른 회계사는 스타트업 특화다. 투자 유치 시 재무 구조 설계, VC들이 원하는 리포트 형식, 스톡옵션 회계처리. 초기 창업자들에겐 이 지식이 금이다.

방법론: 한 산업을 깊게 파라. 그 분야 용어, 비즈니스 모델, 규제 환경을 회계 숫자와 연결하라. 5년 쌓으면 대체 불가능한 전문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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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2: CFO 역할로 확장하라

작은 회사는 전문 CFO를 못 둔다. 비싸니까. 그런데 경영 판단에는 재무 전문가가 필요하다. 여기가 회계사의 새 시장이다.

파트타임 CFO: 주 1회 방문으로 재무 전략, 자금 계획, 투자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단순 세무대리보다 수임료가 3배 높다.

사업 계획 수립: 창업자는 아이디어는 있지만 숫자는 약하다. 사업계획서의 재무 파트, 손익분기점 분석, 자금 조달 계획. 이걸 도와주면 단골 고객이 된다.

성과 관리 시스템: 매출은 아는데 정확한 이익률은 모르는 회사가 많다. 제품별, 고객별 수익성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주면 경영 품질이 바뀐다.

이제 회계사는 "장부 정리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경영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전략 3: AI 도구의 마스터가 되어라

AI를 적으로 보지 말고 도구로 써라. 남들보다 먼저, 더 잘 쓰는 게 경쟁력이다.

자동화 시스템 구축: 고객사 데이터를 AI 회계 시스템과 연동하라. 매달 기장에 쓰던 시간을 분석과 컨설팅에 투자할 수 있다.

AI 도구 큐레이션: 시중에 회계 AI가 너무 많다. 고객 규모와 업종에 맞는 도구를 추천하고, 셋팅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가치를 만든다.

검증 전문가: AI가 만든 재무제표나 세금 계산을 검증하는 역할. "AI가 했으니 맞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실수는 있다. 최종 검증은 전문가 몫이다.

AI 시대에도 "AI를 제일 잘 쓰는 회계사"는 살아남는다. 아니, 번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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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4: 교육자이자 번역가가 되어라

세법과 회계기준은 점점 복잡해진다. AI는 규정을 알지만, 설명은 못 한다. 여기에 틈새가 있다.

경영진 교육: "우리 회사 재무제표 읽는 법" 워크숍을 열어라. 사장님들은 자기 회사 숫자조차 제대로 못 읽는다.

세무 컨설팅: 세금은 무조건 줄이는 게 답이 아니다. 절세와 탈세의 경계, 단기 절세와 장기 전략의 균형. 이런 판단을 도와주는 게 진짜 컨설팅이다.

변화 관리: 새 회계기준이 나올 때마다 기업들은 혼란스럽다. K-IFRS 변경사항을 우리 회사 언어로 번역해주고, 시스템 전환을 돕는 역할이 필요하다.

복잡한 걸 쉽게 만드는 능력. AI는 없지만 인간에게는 있는 능력이다.

오늘 할 수 있는 것

1단계 - AI 도구 체험 (오늘): 무료 AI 회계 도구를 하나 써봐라. 영수증 스캔 앱이든, 세금 계산 프로그램이든. 뭐가 되고 뭐가 안 되는지 직접 확인하라.

2단계 - 고객 대화 (이번 주): 기존 고객 3명에게 물어봐라. "숫자 말고 진짜 궁금한 게 뭐예요?" 답에서 새로운 서비스 아이디어가 나온다.

3단계 - 전문 영역 선택 (이번 달): 내가 관심 있거나 이미 고객이 많은 산업을 하나 정하라. 그 분야 뉴스를 매일 10분씩 읽어라. 3개월이면 전문가 티가 난다.

4단계 - 서비스 전환 (3개월): 단순 기장 고객 하나를 "전략 자문 고객"으로 전환해봐라. 월 리포트에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 3개를 추가하는 것부터 시작하라.

5단계 - 포지셔닝 (6개월): 명함에 "○○ 산업 전문 회계사" 또는 "스타트업 CFO 파트너" 같은 명확한 정체성을 넣어라. 누구를 위한 전문가인지 명확해야 고객이 온다.

회계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업하는 사람은 숫자 전문가가 필요하다. 단지 "입력하고 계산하는 사람"이 아니라 "해석하고 조언하는 파트너"가 필요한 것뿐이다.

회계장부는 AI가 만들어도 된다. 중요한 건 그 숫자로 무엇을 할지 결정하는 일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판단의 가치는 더 높아진다.

지금 당신이 매일 엑셀만 만지고 있다면, 위험하다. 고객과 대화하고, 산업을 공부하고, 전략을 고민하는 시간을 늘려라. 그게 10년 후에도 살아남는 회계사와 사라지는 회계사를 나눈다.

숫자는 AI에게 맡기고, 우리는 의미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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