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통번역가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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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epL은 이미 대부분의 문서를 자연스럽게 번역하고, ChatGPT는 문맥까지 이해하며 다국어를 처리한다. 통번역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이건 위협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하지만 냉정하게 봐야 할 게 있다.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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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번역의 현실, 정확히 알아야 한다
AI 번역 도구들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구글 번역의 어색함은 거의 사라졌고, DeepL은 원어민 수준의 자연스러움을 자랑한다. GPT-4는 문화적 맥락까지 고려한 번역을 제공한다.
그렇다면 통번역가는 정말 사라질까? 답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단순 번역만 하는 통번역가는 사라진다. 일반 문서, 관광 안내, 기본적인 비즈니스 이메일 같은 건 이미 AI로 충분하다.
하지만 법률 문서, 의료 기록, 특허 명세서, 문학 작품, 고위급 회의 통역은 다르다. 여기서는 번역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전문성, 책임, 맥락 이해, 순발력이 요구된다. AI는 아직 이 영역에 들어오지 못했다.
AI가 절대 못하는 3가지
첫째, 책임을 지지 못한다. 법률 번역에서 단어 하나 틀리면 소송 결과가 바뀐다. 의료 번역에서 오역은 생명과 직결된다. AI가 번역은 해주지만,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없다. 법적 책임은 결국 사람이 진다.
둘째, 맥락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한다. 한국 기업과 일본 기업의 계약서 협상 통역을 생각해보자. 일본어 '검토하겠습니다'가 긍정일까 부정일까? 상황, 어조, 분위기, 기업 문화를 알아야 정확히 통역할 수 있다. AI는 단어만 번역한다.
셋째, 문화를 번역하지 못한다. 한국의 '정'을 영어로 어떻게 옮길 것인가? 일본의 '오모테나시' 개념을 한국어로 전달하려면? 단순 번역이 아니라 문화적 해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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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전략 1: 전문 분야 특화
가장 확실한 방법은 AI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전문 영역으로 가는 것이다.
법률 번역: 계약서, 소송 자료, 법률 의견서. 법률 용어는 번역을 넘어 법리 이해가 필요하다. 한국 법과 미국 법의 개념 차이를 아는 번역가는 AI로 대체 불가능하다.
의료·제약 번역: 임상시험 문서, 의약품 허가 자료, 의학 논문. 잘못된 번역이 승인 거부나 환자 위험으로 이어진다. 의학 지식과 번역 능력을 모두 갖춘 전문가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간다.
특허 번역: 기술 이해와 법률 지식이 동시에 필요하다. 청구항 하나 잘못 번역하면 특허권이 무효화된다. 이공계 배경을 가진 번역가의 수요는 계속 증가한다.
문학 번역: 작가의 문체, 시대적 배경, 문화적 뉘앙스를 살려내는 건 예술에 가깝다. AI는 문장을 옮기지만, 작가의 목소리를 전달하지는 못한다.
이런 분야로 가려면 자격증과 실무 경험이 필요하다. 법률 번역은 변호사 시험 준비 수준의 법률 지식이, 의료 번역은 의학 용어 자격증이 도움이 된다.
생존 전략 2: AI를 도구로 마스터하라
역설적이지만, AI를 가장 잘 쓰는 번역가가 살아남는다.
AI 번역의 한계를 정확히 알고, AI가 1차 번역한 것을 전문가 수준으로 다듬는 능력. 이게 새로운 핵심 역량이다. DeepL로 빠르게 초안을 만들고, 전문 용어와 맥락을 교정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완성하는 것. 이렇게 하면 생산성은 3배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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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GPT를 번역 보조 도구로 쓰는 법도 익혀야 한다. 특정 문장의 여러 번역 옵션을 받거나, 전문 용어의 적절한 번역어를 찾거나, 특정 스타일로 문장을 다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CAT 도구(번역 메모리 소프트웨어)와 AI 번역을 결합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SDL Trados, memoQ 같은 도구에 AI 번역 엔진을 통합해서 쓰면, 일관성은 유지하면서 속도는 크게 올릴 수 있다.
AI 시대의 번역가는 '순수 번역가'가 아니라 'AI 협업 번역가'다. 도구를 거부하는 순간 경쟁에서 밀린다.
생존 전략 3: 번역을 넘어 컨설팅으로
번역만 하지 말고, 언어 컨설턴트가 되어라.
글로벌 진출하는 스타트업에게는 단순 번역이 아니라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 한국 서비스를 일본 시장에 맞게 조정하려면 어떤 표현을 써야 할까? 어떤 이미지와 톤이 적합할까? 이건 번역이 아니라 문화 컨설팅이다.
통역도 마찬가지다. 회의 통역만 하지 말고, 회의 전 양측 문화와 비즈니스 관습을 브리핑하고, 회의 후 뉘앙스를 설명해주는 역할까지 확장하라. 당신은 통역사가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브리지가 되는 것이다.
언어 교육도 기회다. 기업 임직원에게 영어 프레젠테이션, 비즈니스 라이팅, 회의 영어를 가르치는 일. AI가 번역해주지만, 직접 말하고 쓸 줄 알아야 하는 상황은 여전히 많다.
번역에서 컨설팅으로 포지션을 바꾸면, 단가도 올라가고 대체 가능성도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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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 가이드: 지금 당장 시작할 것
1. 전문 분야 선택하고 자격증 취득하기 법률, 의료, 특허 중 하나를 골라라. 관련 자격증을 따고, 해당 분야 용어집을 만들어라. 최소 6개월은 집중 학습이 필요하다.
2. AI 번역 도구 3개 이상 마스터하기 DeepL, ChatGPT, Papago를 모두 써보고, 각각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라. 어떤 상황에 어떤 도구가 적합한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3. 포트폴리오를 전문화하라 일반 번역 이력은 빼고, 특정 분야 전문 번역만 남겨라. 법률 번역가라면 계약서 샘플을, 의료 번역가라면 임상시험 문서 샘플을 준비하라.
4. LinkedIn 프로필 업데이트 "번역가"가 아니라 "법률 번역 전문가" 또는 "의료·제약 번역 컨설턴트"로 포지셔닝하라. 전문성을 부각시켜야 고단가 프로젝트가 온다.
5. 직접 발주처를 찾아라 번역 에이전시를 통하지 말고, 로펌, 제약회사, 특허사무소에 직접 연락하라. 중간 마진 없이 더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마무리
AI 번역이 발전할수록 일반 번역가는 줄어들지만, 전문 번역가의 가치는 오히려 올라간다. 단순 번역은 AI에게 맡기고, 당신은 AI가 못하는 영역으로 가야 한다.
지금 선택해야 한다. AI와 경쟁할 것인가, AI를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AI가 못하는 영역으로 갈 것인가. 정답은 후자 둘이다.
통번역가로 살아남는 길은 분명히 있다. 전문성을 쌓고, AI를 도구로 쓰고, 번역을 넘어 컨설팅으로 확장하라. 이 세 가지만 실천하면, AI 시대에도 당신의 자리는 견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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